불경기에 다들 장사 안 돼서 죽겠다고 아우성이지만, 매주 토요일 저녁만 되면 홀린 듯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로또를 파는 ‘동네 복권방’입니다.
“나도 저렇게 사람들 바글바글 줄 서는 로또방이나 하나 차려서, 버튼만 누르고 편하게 돈 쓸어 담고 싶다”는 몽상, 누구나 길을 걷다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100% 현금 장사에 골치 아픈 재고나 유통기한 걱정도 없으니 이보다 완벽한 ‘신의 직장’이 어딨나 싶으시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복권방은 사장님 통장에 현찰이 수십억 원이 있어도 내 마음대로 차릴 수 없는, 국가가 철저하게 통제하는 ‘특수 규제 산업’입니다. “동네 사거리에 자리 하나 비었으니 로또 기계 하나 들여놔야지”라는 순진한 발상으로는 평생 가도 문을 열 수 없습니다.
오늘은 돈 놓고 돈 먹기의 달콤한 환상 뒤에 가려진 복권방 창업의 바늘구멍 같은 자격 조건과, 피 말리는 5% 마진의 현실을 속 시원하게 탈탈 털어드리겠습니다.
정확히 어떤 제도인가요?
정확한 노동법상 명칭은 ‘해고예고수당’입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장님이 직원을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미리 “언제 자를 것”이라고 예고를 해야 합니다.
만약 이 30일의 유예 기간을 주지 않고 “당장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 혹은 “일주일 뒤에 마감해라”라며 즉시 해고를 통보할 경우, 사장님은 그에 대한 보상으로 ’30일 치 이상의 통상임금(쉽게 말해 한 달 치 월급)’을 위로금 명목으로 즉시 지급해야 합니다.
5인 미만 사업장도 적용될까?
사장님들이 노동청에 가장 많이 불려 가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우리는 동네 작은 식당이고 알바생 2명뿐인데 해고 정도야 사장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거 아니야?”라며 자포자기식으로 즉시 해고했다가는 꼼짝없이 당합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부당해고 구제신청’ 대상은 아닐지언정, 해고예고수당만큼은 직원 딱 1명만 쓰는 매장이라도 무조건 법적 효력이 발생합니다.
돈 안 주고 즉시 잘라도 되는 '합법적 예외' 기준
알바생이든 직원이든 다 적용되는 무서운 법이지만, 다행히도 사장님이 수당을 단 1원도 주지 않고 그 자리에서 즉시 내보낼 수 있는 합법적인 방어 구간이 존재합니다.
근무 기간 ‘3개월 미만’인 경우 (마의 3개월 법칙): 직원이 매장에 입사해서 일한 기간이 단 하루라도 3개월을 채우지 못했다면(예: 2달 25일 근무), 30일 전 예고 없이 오늘 당장 잘라도 수당을 지급할 법적 의무가 아예 없습니다.
천재지변 및 사업 불가능: 천재지변이나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장사를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입니다.
고의적 귀책사유: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입니다.
30일 치 통상임금, 대체 얼마를 줘야 하나?
기본급만 대충 쳐서 주면 끝나는 게 아닙니다. 식대나 직책수당 등 매월 고정적·정기적으로 지급되던 모든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하루 치 일당(1일 통상임금)을 정밀하게 계산한 뒤, 정확히 30일 치를 곱해서 통장에 쏴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주 40시간 일하며 이것저것 합쳐 월 고정급 300만 원을 받던 직원을 말 한마디 잘못해서 즉시 자르면, 그동안 일했던 일당 외에 추가로 300만 원이라는 거금을 합법적으로 뜯기게 되는 셈입니다.
주의사항
사직서 없는 ‘권고사직’은 해고로 둔갑합니다: “김 대리, 요즘 매장 매출이 반토막이 나서 그런데 이번 달까지만 하고 서로 정리하는 게 어떨까?” 사장님이 정중하게 타일러서 직원이 “네, 사정 알겠습니다. 그렇게 할게요”라고 동의해서 끝나는 분위기였나요? 이걸 노무 용어로 ‘권고사직’이라고 하며, 이때는 수당을 안 줘도 됩니다.
하지만 직원이 매장을 나가는 순간 마음이 바뀌어 노동청에 “사장님이 일방적으로 해고했다”고 찔러버리면, 사장님은 해고가 아님을 증명할 길이 없습니다. 이를 막을 유일한 생명줄은 바로 퇴사 당일 직원의 사인이 박힌 ‘사직서’를 서면으로 확실하게 받아두는 것뿐입니다.
“지각 많이 했으니 잘라도 되죠?” 절대 안 통합니다: 직원이 상습적으로 지각을 하거나 매장 접시를 몇 개 깨뜨렸다는 수준의 일반적인 과실로는 해고예고수당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매장 금고에 손을 댄 ‘횡령’, 매장 시설을 다 부숴버린 ‘기물 파손’ 등 며칠 만에 가게를 파산에 이르게 할 정도의 ‘막대한 고의적 재산상 손해’가 아니라면, 일 못하는 불성실한 직원에게도 법은 30일의 예고 기간을 주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